에베소서

이방인(異邦人)

mikros 2016. 1. 24. 17:32


    그러므로 생각하라 너희는 그 때에 육체로는 이방인이요 손으로 육체에 행한 할례를 받은 무리라 칭하는 자들로부터 할례를 받지 않은 무리라 칭함을 받는 자들이라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에배소서 2.11-13

 


    언더우드는 숙소로 돌아온 뒤 성경을 읽으며 묵상했다.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청청하고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은 옮겨와 앉아 있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있는 조선 사람뿐입니다. 그들은 왜 묶여있는지도 모르고 묶여 있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 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주겠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남자들의 속셈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 나라 조정의 내심도 보이질 않습니다. 장옷을 쓰고 다니거나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볼 기회가 없으면 어찌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하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일이 어떻게 나타나게 될는지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에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이 볼 수 있을 날이 있을 것을 믿을 뿐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한 것들의 증거니------’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저희 믿음이 앞날의 조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황무지 위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 같사오나, 지금은 우리가 서양귀신 양귀자(洋鬼子)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사오나, 저들이 우리의 영혼과 하나인 것을 깨닫고 하늘나라의 한 백성 한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습니다. 지금은 예배를 드릴 예배당도 없고 가르칠 장소,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와 의심과 멸시와 박대만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정연희, 양화진(홍성사 2000) p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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