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문안

mikros 2014. 10. 11. 10:02

   창호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이정길 선생님이었습니다.

   이정길 선생님은 직접 해보는 수업을 하셨습니다.

   교실에 커텐을 치고 뽕잎을 따서 누에를 치는 것을 실습하였습니다.

   통영 시장에 가서 돼지비계를 사와서 난로에 녹여 비누 만드는 실습을 하였습니다.

   학교 옆 텃밭에 당근이랑 수박이랑 채소를 심어서 그 거두어들인 것을 직접 팔아보게 하는 실습도 하였습니다.

   학교 안에 토끼굴을 만들어서 토끼를 키우고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씩 집으로 가져가서 키워보기도 하였습니다.

   재생지를 사와서 그 위에 붓글씨를 연습하고 각자 글씨체를 만들었습니다.

   산수와 음악 시간은 가장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정길 선생님은 환등기를 빌려오셔서 영상도 보여주셨습니다. 학교교가도 직접 작사 작곡하셨습니다.

   그 선생님께서 5학년에 올라갈 때 거제 오량초등학교로 전근 가셨습니다.

   5학년 어느 토요일 오후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그 선생님께 문안(問安)드리려 오량초등학교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12KM 거리를 걷고 나룻배를 건너고 또 걸어서 갔습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은 주말이라 어디로 떠나시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늦어 나룻배도 없을 것 같아서 오량에서 가까운 둔덕 학산 마을에 계신 고모댁을 4KM 더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어두워서 도착하여 고모를 놀라게 하고, 한 방을 내주셔서 친구들이 함께 잤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든지 아침에 일어나니 이불을 적신 친구도 있었습니다.

   지금 그 둔덕마을 청마 유치환 선생님의 생가 근처에서 코스모스 축제가 한창입니다. 한 해 동안 바쁘게 걸어오느라 마음만 있었던 일들, 특히 문안(問安)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 나와 함께 있는 형제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모든 성도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되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지어다

(빌립보서 4.21-23 개역개정)